장애인선교회봉사활동
[스크랩] 제주도 푸른 바다야~ (2007년 여름 여행기)
월터뜨락
2009. 8. 4. 12:12
제주도 푸른바다야~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리고 내곁에는 니가 있어 ♬♪ 나의 푸른 바다야~”
여름노래가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뜨거운 계절 7월!!!
시각선교회 회원과 봉사자들은 수녀님과 함께 제주도로 날아갔다.
흥분된 모두의 마음을 시샘이라도 하듯 뜨거운 태양이 먼저 우리를 맞아주고
소인국 테마공원을 시작으로 2박3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짝꿍이신 비오형제께서 기념 사진을 찍어주신다기에 내심으론 정확한 각도가 나올까?하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건네드렸는데...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의 관광은 좀 특별(?)하다. 보시지 못하기에 말로써 전하는 관광인 것이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좀더 근사치에 가까울까? 어떻게 하면 상상력을 가질 수 있게 해드릴까?
어쩌면 신비에 가까운 우리들의 언어관광은 ... 봉사자의 설명에 따라 상상하고 느끼는 시각장애인과
소인국에서 커다란 거인이 돼버린 걸리버의 꿈이 같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점심식사 후 버스로 이동하여 도착한 “협재해수욕장”
밀려오는 파도가 허리까지 차올라 옷이 젖어도 누군가에 의해 타고 있던 보트가 뒤집혀 비록 짠 바닷물을 맛본다해도
모두의 얼굴엔 “행복합니다”라는 미소가 그려지고 있었다.
숙소인 이시돌목장에 여장을 풀고 식사 후 3층 성당으로 올라갔다. 특강과 미사가 진행되었다.
아일랜드에서 오신 신부님의 강의말씀 중에 봉사자의 자세로써 중심이 될 수 있는 내용이 기억되었다.
“봉사를 할 때 갈등은 당연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죠.
성모님과 예수님께 기도를 드리며 기다리십시요. 당장 치유가 되지 않는다해도 기다리면 이뤄집니다.
또한, 봉사를 하면서 뭔가를 기대 한적은 없나 반성해야 합니다. 오히려 하는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분명 그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하십니다.”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반성하게 만드시는 강의 말씀. 과연.....나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제주도에서 첫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둘쨋날...밤새 들렸던 빗소리가 걱정되었지만 A조는 한라산등반을 서둘렀다.(B조는 마라도행)
6명의 시각장애인과 9명의 봉사자는 한 시선이 되어 등반을 시작하였다.
밤새 내린 비가 고여 웅덩이를 이루고 물기에 밟는 돌이 미끄러웠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것은...
초록색 나뭇잎사이로 비춰 내리는 아침햇살!!! 그 햇살이 너무 맑아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눈에 잡히는 듯 했다.
첫 번째 샘터에서 잠시 쉬는 동안 한판 물싸움이 시작되었다.
너무 열심히 싸웠던 결과로 남는 건 한바탕웃음과 젖은 옷~그리고 즐거움. 그렇게 우리는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사람들^^
중간중간 파트너를 바꿔가며 부지런히 한라산을 향해 전진했지만 백록담을 눈앞에 두고 되돌아서야 했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B팀과 만나는 시간이 어긋날 것 같았다.
대장 유현호님의 의견에 따라 멈춘 자리에서 점심을 먹고 곧바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정상을 밟지 못한 아쉬움이 발목을 잡아끄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다시 온다는 약속을 던져놓고 재빨리 걸음을 재촉했다.
‘촛불예식’시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서며 말하지 못한 용서와 다짐을 촛불과 함께 태웠다.
불빛처럼 아름다운 밤이 모두에게 스며들어 ‘하나’라는 고리가 되고 있었다.
셋째날...미천굴과 김녕미로공원,용두암을 관광하였다.
즐거운 일정중에서 미로공원은 또다른 추억을 남겨주었다.
미국인 프레드릭 H.더스틴이 만든 공원은 레일란디와 골드레일란디 라는 나무로 이루어졌으며
크기가 우리들 키를 훌쩍 넘겨버려서 옆 통로를 누가 걷는지 알지 못했다.
경관이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도 전에 우리는 미로속에서 출구를 찾아 헤매여야했다.
각자가 흩어져 걷다보니 일행의 목소리는 들리는데 만날 수가 없다.
햇볕이 쨍쨍한 하늘아래에서 우리의 발길은 방향을 잃고 헤매기를 얼마였던가!
“와~ 우린 찾았다.” 누군가의 함성에 고개를 드니 우리의 영원한 형님 유현호님께서 종을 치고 있었다.
부러움도 잠시,더욱 열심히 통로를 찾는다.
“아휴,도대체 나가는 길이 어디여???” 옆 통로에서 약간 짜증 섞인 음성에 웃음도 나지만 또다른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감정이 달라집니다.
영성생활은 기도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조절하는게 중요합니다.”
강의중에 들었던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나는 까닭은...
비록 출구를 찾지 못해 뜨거운 날씨에 허둥거리지만 그것조차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짜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다.
지금, 출구를 찾아 열심히 걷는 것처럼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를 향해 가고 있다.
봉사자가 회원에게, 회원이 봉사자에게로 가는 길....그리고 하느님께로!!!
그것이 곧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은 아닐런지...
지금의 미로처럼 어느 순간은 궁금하고 어느 순간엔 땡볕아래 지금처럼 힘들기도 하겠지만
제주에서 함께한 공감대를 기억하며 모두,모두 행복하기를 기도해 본다.
출처 : 레터링
글쓴이 : 비비츄 **^^** 원글보기
메모 : 2007년 시각장애인선교회 제주도 여행기